영화 [만달로리안과 그로구] 후기|스타워즈 모른다면 이 영화부터 봐야 하는 이유, 두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온도, 이 영화를 더 잘 즐기는 방법,
저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대해 알고, 같이 보러 간 지인은 전혀 모른 채로 [만달로리안과 그로구]를 같이 봤습니다. 이 시리즈에 대해 잘 모른다는 지인은 이 영화를 보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, 같이 볼 영화가 이것 밖에 없어서 마지못해 한 선택이긴 했습니다. 영화가 끝나고 물었더니,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세계관 모르는 것에 점점 개의치 않게 되었다고 했습니다.
지인의 케이스를 보니 스타워즈 세계관을 몰라도 전혀 상관없는 게 맞네요. 두 캐릭터가 보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안으로 끌어당깁니다.
스타워즈를 모른다면 이 영화부터 봐야 하는 이유
[만달로리안과 그로구]는 최근 개봉한 스타워즈 실사 영화입니다. 디즈니+ 시리즈 [만달로리안]을 원작으로 하지만, 극장판인 만큼 독립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있어 시리즈를 보지 않은 관객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습니다. 제다이나 시스 같은 개념, 스카이워커 가문의 복잡한 역사를 몰라도 줄거리를 이해하는 데 큰 지장이 없습니다. 영화 안에서 그로구가 보여주는 능력을 그냥 "굉장한 힘"으로 받아들이면 되니까요. 저와 함께 간 지인도 이 부분에서 전혀 막히지 않았습니다.
국내에서는 개봉 전부터 예매율 상위권을 기록했는데, 그 이유가 단순히 기존 팬덤 때문만은 아니라고 봅니다. 그로구의 귀여움과 만달로리안 특유의 묵직한 액션이 시리즈를 모르는 관객에게도 직관적으로 어필되기 때문입니다. 스타워즈 입문작으로 이 영화가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.
스타워즈 세계관은 1977년 조지 루카스의 첫 번째 영화로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졌습니다. 그러나 방대한 세계관 때문에 오히려 새로운 관객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은 것이 현실입니다. 그런 맥락에서 [만달로리안과 그로구]는 의미 있는 선택지라고 봅니다.
두 주인공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의 온도
두 주인공 중 먼저 그로구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. 뒤뚱뒤뚱 걷는 작은 몸짓,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커다란 눈망울, 말 한마디 없이도 상황을 읽을 수 있는 바디 랭귀지. 이 모습을 보면 누구나 미소를 짓게 됩니다.
그러나 단순히 귀엽기만 한 캐릭터는 아닙니다. 위기의 순간마다 그로구가 포스를 끌어올리는 장면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합니다. 기존 드라마에서는 귀여움과 신비함이 강조됐다면, 이번 영화에서는 직접 문제를 해결하고 위험한 상황에 개입하는, 진짜 파트너로서의 그로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. 제가 느끼기에 이 성장이 영화 전체의 감동 포인트였습니다.
딘 자린은 만달로리안, 즉 스타워즈 세계관에서 강인한 전사 문화를 가진 만달로어 종족 출신의 현상금 사냥꾼입니다. 그는 액션을 쉴 새 없이 선보이는데, 스피디한 추격전, 고공 액션, 수중 액션까지 이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. 무엇보다 앞만 보고, 그로구만 보고 달리는 에너지가 스크린을 압도합니다. 그로구와의 팀플레이까지 더해지니 그 쾌감은 배가 됩니다.
워드 대령 역을 맡은 시고니 위버도 빼놓을 수 없죠. 딘 자린과 그로구에게 비밀 임무를 맡기는 신 공화국 장교로 등장합니다. 워드 대령은 등장할 때마다 묵직한 존재감으로 이야기의 중심을 잡아줍니다. 역할의 무게감이 배우와 잘 맞아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이 영화의 핵심 주제는 결국 "나이 든 자가 어린 자를 지키고, 어린 자가 나이 든 자를 지킨다"는 문장으로 요약됩니다. 처음에는 보호자와 피보호자의 관계였던 두 사람이 서로를 지켜주는 동반자로 성장하는 과정, 그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.
어떻게 보면 더 잘 즐길 수 있을까
스타워즈를 처음 접하는 분이어도 세계관에 대한 예습 없이 그냥 들어가도 됩니다. 만달로리안의 카리스마와 그로구의 귀여움은 사전 지식 없이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. 이야기 안으로 자연스럽게 끌려들어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.
반면 시리즈 팬이라면 딘 자린과 그로구의 관계가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확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. 드라마에서 쌓인 감정의 결이 영화에서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읽을 수 있으니, 보는 층에 따라 즐기는 포인트가 달라지는 구조입니다.
관람 환경도 중요합니다. 저는 시간대가 안 맞아서 일반 상영관에서 봤는데, 조금 후회되기도 합니다. 스타워즈 세계관 특유의 사이버펑크풍 색감과 다양한 행성 풍경, 수많은 생명체들이 가득한 화면은 큰 스크린일수록 몰입감이 달라지니까요. 시간이 된다면 IMAX 상영관에서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
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긴 했지만, 과거 스타워즈 시리즈 대작들과 비교하면 흥행 규모 면에서는 아쉽다는 시각도 있습니다. 하지만 솔직히 영화관에서 보는 동안 그런 숫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. 두 시간 내내 스크린 앞에서 웃고 긴장하고 뭉클했으니까요.
스타워즈를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고민하는 분들께, 이 영화는 꽤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. 복잡한 세계관을 다 알고 싶다면 나중에 드라마로 넘어가도 늦지 않습니다. 지금 당장은 딘 자린과 그로구가 함께 달리는 장면 하나만으로도 충분합니다.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풍부한 영화를 찾고 있다면, 망설일 필요가 없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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